밤새 플레이하게 만드는 게임 UX 디자인의 법칙

일반적인 디자인 법칙과 다르게 적용되는 게임 UX/UI 디자인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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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3, 2024
밤새 플레이하게 만드는 게임 UX 디자인의 법칙

복잡하고 어려운데 재밌다! 게임 UX 디자인의 법칙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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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게임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링피트 어드벤처’,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 콘솔 게임 열풍이 불어 전국적으로 닌텐도 스위치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죠. 전 세계적으로 약 30억 명이 PC, 콘솔,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게임 속의 UI는 게이머들의 사용자 경험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게임 속의 UI는 일반적인 웹·앱에서와는 다르게 작동합니다. 때론 느리고, 길을 돌아가고, 실용적이지 않은 수집 요소 등이 게임에서는 재미를 주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UX 디자인을 설계할 때 중요하게 여겨지는 [닐슨 노먼 그룹의 10가지 휴리스틱 원칙]을 게임 UI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 중에서도, 특히 게임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는 몇 가지 원칙이 존재합니다. RPG 게임을 플레이할 때, 적의 남은 체력을 표시해 주는 아이콘이 없다거나(시스템 상태의 가시성), 열심히 제작한 장비 아이템을 실수로 날려버리지 않으려면(오류 방지), 게임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은 세심하게 테스트하고 기존의 시스템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휴리스틱 원칙이 잘 적용된 게임을 알아보고, 더 나아가 게임의 특성을 활용한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으로 주목받는 서비스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UX 디자인 적용해보기

흥미진진한 사용자 경험으로 몰입감을 높이기

일반적으로 UX를 설계할 때 사용자가 우리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을 몰입시키기 위해 게임 속의 목표를 너무 쉽게 달성하거나, 반대로 너무 어렵게 만들어 좌절하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척일수록 더 큰 진동 피드백을 주는 ‘모동숲’의 낚시 시스템

철갑상어를 잡으니 옆에 있던 동물 주민이 축하해주는 모습입니다. ©Nintendo
철갑상어를 잡으니 옆에 있던 동물 주민이 축하해주는 모습입니다. ©Nintendo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무인도에 이주한 주인공이 동물 주민들과 함께 교감하고 생물을 채집하며 섬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자유도가 매우 높은 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가 도구를 사용할 때마다 소리나 진동을 통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 특히 낚시 콘텐츠에서는 큰 물고기를 낚을수록 게임기에 더 강한 진동이 발생하는데요. 이러한 피드백 매커니즘을 통해 플레이어는 재미를 느끼고, 게임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최소한의 UI로 최대한의 사용자 경험을 끌어내는 ‘Journey’

‘Journey’를 플레이할 때는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 합니다. ©thatgamecompany
‘Journey’를 플레이할 때는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 합니다. ©thatgamecompany
인디 게임 ‘Journey’는 사막 한가운데서 깨어난 주인공이 최후의 목적지를 향한 여행을 하는 게임입니다. UI가 거의 없는 게임으로, 전반적으로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게임 UX에 잘 적용되어 있습니다. 심플하고 직관적인 인터랙션 덕분에 튜토리얼 없이도 자연스럽게 조작 방식을 배울 수 있으며, 정보가 텍스트나 아이콘으로 제공되지 않고, 오로지 시각적인 정보와 소리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때론 의도적으로 UI를 배제하더라도, 플레이어를 세계관 안으로 몰입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주는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최근, 한국에서 금융 회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인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매커니즘과 디자인 요소를 게임이 아닌 서비스에 적용하여 사용자에게 재미와 보상을 주는 전략인데요.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행동을 유도하고, 브랜드의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여 결국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26주 적금’을 이은, 카카오뱅크의 ‘최애적금’

©Kakaobank
©Kakaobank
26주간 적금 미션과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26주 적금’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적금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최애’가 특정 행동을 하면 얼마를 입금할 지 미리 설정해 두고, 설정한 버튼을 터치하면 바로 입금이 되는 적금입니다. 게임에서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멋진 캐릭터를 자랑하는 것처럼 ‘최애적금’을 통해 나의 ‘최애’를 무럭무럭 키우는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전 세계인과 언어로 경쟁하는 듀오링고의 ‘리그’ 시스템

©Duolingo
©Duolingo
최근 눈에 띄는 마케팅으로 주목받은 언어 학습 서비스 듀오링고에는 마치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연상시키는 ‘리그’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사용자들은 더 높은 ‘리그’로 진출하고, 강등되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학습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 밖에도 XP(경험치) 2배 물약이나 업적 시스템 등 게임 디자인 요소가 존재하여 사용자에게 지속적인 학습 동기를 부여합니다.
 

서비스에 게임 UX를 적용할 때 주의할 점

하지만 서비스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적용하기 전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잘 쓰면 브랜드의 가치와 이미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단순하게 게임 요소(배지나 레벨 등)만 추가하는 정도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요소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기존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거나,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지 않도록 사용자 경험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잘 만든 게임, 잘 만든 서비스를 보면 모두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멋진 캐릭터나 그래픽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설계에 달려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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